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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도깨비 부부

글쓴이 : 운영자 날짜 : 2001-10-04 (목) 23:38 조회 : 1132
어리석은 도깨비 부부

도깨비 부부가 살고 있었다. 그들은 세 가지의 보물을 가지고 있었는데. 커다란 상자와 신과 망치였다. 큰 상자는 무엇이든 원하는 물건이 튀어나오는 것이었고 신은 신기만 하면 하늘을 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망치는 이 세상에서 쓸모 없는 것은 전부 때려부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어느 날 둘 사이에 싸움이 벌어졌다. 서로 물건을 먼저 사용하겠다고 싸우다가 그들은 끝내 갈라서기로 했다. 그런데 보물이 세 가지였기 때문에 공평하게 나누어 가질 수가 없었다. 한 가지만 차지하려니 나머지가 아까웠던 것이다. 그들은 이웃에 사는 늙은 도깨비에게 부탁을 하기로 했다.

"이 세 가지 물건을 우리 둘이 공평하게 나누어 가질 수 있도록 좀 결정해 주십시오."

"내가 생각하기에는 가장 공평한 방법은 둘이 함께 사는 일이야."

늙은 도깨비는 한찬 동안 말을 하지 않고 지그시 눈을 감은 채 무언가를 깊이 생각을 했다. 그 사이에도 두 도깨비는 서로 눈을 흘겼다.
이윽고 늙은 도깨비가 눈을 번쩍 떴다.
초조하게 기다리던 두 도깨비가 늙은 도깨비 곁으로 바싹 다가갔다.

"좋은 방법이 생각나셨습니까?"

"응 생각이 났어. 그런데 말이야. 혹시 이 물건들이 가짜는 아닐까?"
늙은 도깨비는 미심쩍은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니 무슨 말씀을 하십니까?"

"가짜라니요? 그럴 리가 없어요."
도깨비 부부는 한마디씩 했다.

"그래, 그게 사실이라면 한번 실험을 해보자."
늙은 도깨비는 신을 신고 곁에 있던 망치와 상자까지 집어들었다. 그의 몸은 붕 떠올랐다.

"나는 이미 너희들에게 공평하게 해주었다. 봐라. 너희 둘 다 아무것도 갖지 않았으니 얼마나 공평하냐? 지금부터 할 일은 둘이 같이 집으로 가서 힘을 합쳐 사는 것이니라."

말을 마친 늙은 도깨비는 어디론가 멀리 사라져 버렸다.

"속았구나. 속았어!"

도깨비 부부는 늙은 도깨비가 까만 점이 되어 사라져 버린 하늘을 바라보며 발을 동동 굴렀다.
『연꽃을 피운 바위』에서


◈ 생각해 봅시다
이제 두 도깨비는 빈털터리가 되었다. 이런 상태에서 또다시 싸우고 갈라져 버린다면 둘의 삶은 외롭고 비참해질 것이다. 맨손으로 다시 시작해야겠지. 이 이야기를 보면서 왠지 우리 남과 북을 생각하게 된다. 물론 우리의 분단이 이렇게 단순한 것은 아니지만 서로 갈라졌기 때문에 소중한 것을 잃는 것도 그렇고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하지 못한 것도 그렇고……. 이제라도 맨손 맨몸뚱이로라도 만나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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