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의 뿌리 은송리(隱松里)
전주천 남쪽, 완산초등학교를 중심으로 한 완산동 일대의 옛날 지명이 은송리다. 은송리는 북두칠성의 모양을 닮은 완산칠봉에 의해 조성된 명당 가운데서도 핵심을 이루는 곳이다.
전주의 옛 이름이 완산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은송리야말로 전주의 뿌리이자 거점이요 '온(완전) 사상', '온 정신'으로 대표되는 전주혼의 원천임에 틀림없다.
완산 아래 은송리는 전주를 본관으로 하는 최씨, 이씨,유씨의 시조들이 일찍이 개창의 터전으로 삼아 오늘날 한국의 명문 성씨를 일구어낸 유서 깊은 마을이다. 그만큼 전주혼이 시퍼렇게 살아 숨쉬는, 워낙 텃세가 심한 곳이기 때문에 외국인들은 섣불리 범접을 못했다고 한다. 외국인 선교사에 의해 은송리에 전주 최초의 교회가 들어섰다가 영산 밑에 외국인이 살면 안된다는 부민들의 비판에 떼밀려 결국 서원고개 옆으로 교회를 이전할 수밖에 없었다구 한다. 그리고 일제 강점기에는 은송리에 거처를 정했던 일본인들이 원인 모를 병에 걸려 죽거나 불행을 당해 어쩔 수 없이 그 곳을 뜰 수밖에 없었다는,전설 같은 이야기가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다.
전주천을 사이에 두고 은송리와 남부시장은 서로 마주보는 형세라서 남북을 연결하는 전주천의 다리들을 중심으로 각종 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짐으로써 일찌감치 부민들의 생활전선이 형성된 곳이기도 하다.
또한 은송리는 동학혁명 당시 전주천을 사이에 두고 전주에 입성한 농민군과 성을 탈환하려는 관군 사이에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졌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 윤흥길의 전주이야기 중에서 -
